INTRODUCTION
Clostridioides difficile는 포자를 형성하는 혐기성 그람양성 간균으로 치료목적으로 항균제를 복용한 환자에서 설사를 동반하는 질환을 일으키며 병원에서 획득하는 설사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균이다[1]. 독소 생성 C. difficile에 감염되면 가벼운 설사에서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는 다양한 임상 증상을 나타내며, 대부분 독소 A와 B를 생성한다[1]. 하지만 2003년 이후 북미와 유럽 등에서 binary toxin을 추가로 생성하고 임상 양상이 심각한 ribotype 027에 의한 집단발생이 보고된 이후 C. difficile 감염(C. difficile infection, CDI)의 발생률과 사망률도 세계적으로 급격하게 증가하였다[2,3].
국내 보고들을 살펴보면, 2004년에서 2008년까지 전국 17개 3차 병원에서 얻은 자료의 분석 결과, CDI 발생률은 2004년 성인 입원환자 1,000명 당 1.7예에서 2008년 2.7예로 유의하게 증가하였다(P = 0.028)[4].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 분석에서도 CDI 환자는 2008년 700명, 2009년 1,177명, 2010년 1,714명 및 2011년 2,521명으로 꾸준히 증가하였다 [5]. 하지만 국내 C. difficile 감염 현황 및 추이에 대한 자료는 3차 의료기관에 국한되고, 종합병원, 병원의 자료를 포함한 장기간에 걸친 변화 추이에 관한 자료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전국 규모의 CDI 현황과 2006년에서 2015년까지 10년간의 장기간변화 추이를 알아보고 인구사회학, 중증도, 기관 특성별 자료를 산출하여 국내 CDI 관리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근거 자료를 생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표본코호트(National Health Insurance Service-National Sample Cohort)를 이용하였는데[6], 이 자료는 우리나라 인구의 약 2.2%에 해당하는 1,025,340명(남성 513,258명, 여성 512,082명)을 표본으로 구축되어 있으며 표본의 사회경제적 변수(거주지역, 소득분위, 장애 등) 및 사망, 의료이용(요양기관 청구명세서, 진료내역, 상병내역, 처방전 내역 등), 건강검진자료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표본 추출은 모집단이 명확하지 않지만, 이 자료는 성별, 연령대, 가입자구분, 소득분위 조합에 의한 층화계통 추출법을 이용하여 표본을 통하여 통계적 추론을 하는 목표 모집단과 표본이 추출되는 실제 모집단이 일치하므로, 보편적인 의료행위에 대하여 신뢰성 있는 자료를 신속하게 추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MATERIALS AND METHODS
자료는 분리청구로 인한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환자 단위가 아닌 입원 에피소드 단위로 분석하였고, 이를 위해 동일 환자가 동일 요양기관에서 기준명세서 요양종료일자와 다음 청구건 요양개시일자 차이가 1일 이내인 경우 같은 에피소드로 하였다. 입원 에피소드를 구축해야 하는 이유는 환자가 1개월 이상 입원하는 경우 요양기관은 월 단위로 분리해서 청구하므로 명세서 1건 만으로 치료 시작에서 종결까지 모든 진료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CDI는 치료약제 처방과 관련 진단명으로 조작적으로 정의하였는데, 경구용 vancomycin 사용한 경우와 CDI 진단코드(A047)가 적용된 환자이면서 경구용 및 정주용 metronidazole을 사용한 경우를 포함하였다. 그 이유는 경구 vancomycin의 유일한 적응증은 CDI이나, metronidazole은 CDI 외에도 혐기성균 감염의 치료약제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중복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감염 치료 종료 후 60일 이내에 다시 진단받은 경우 연구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자료의 구축을 위해 먼저 외래 환자는 제외하고 2006년에서 2015년까지 2,305,446건의 입원명세서를 바탕으로 동일 환자, 동일 의료기관의 청구건을 합하여 1,767,696 에피소드를 만들었다. 진단명세서와 항생제 처방명세서를 결합하여 감염과 비감염 에피소드를 추출하고, 이 중 재발환자를 제거하였다(Fig. 1). 비감염 에피소드에서는 감염 에피소드에 포함된 경우와 metronidazole을 사용한 경우는 제외하였다.
각 에피소드별로 자격 데이터베이스 내 성별, 출생연도, 보험료분위 및 입원 연도를 작성하였다. 소득분위는 건강보험에서 세대단위로 부과하는 보험료 정보를 통하여 대상자의 소득수준을 10분위 분류하였고, 의료급여수급권자 0분위로 하였다. 즉, 소득수준 9-10분위는 소득수준 상위 20%를 의미한다. 환자의 중증도를 파악하기 위해 첫 입원명세서의 주진단명을 선택하여 주진단명(첫째 자리)으로 확인한 주상병과 건강보험청구 자료로 기존의 연구방법을 참고하여 동반질환지수(Charlson comorbidity index, CCI)를 구하였다[7, 8]. 기관특성은 기관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요양기관 종별과 소재지(시도 및 도시규모)를 추가하여 의원급 이하는 제외하여 대상 기관을 병원급 이상으로 제한하였다. CDI 감염증에서 외래 환자를 제외한 이유는 CDI 감염증 진단을 외래에서 시행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진단의 정확성을 확인하기 어렵고, 보험자료의 특성상 1회의 진단에 여러 차례 외래 방문을 하게 되므로 실제로는 1회의 진단이 여러 차례 진단되는 것으로 과다하게 수집될 수 있어 통계 오류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에 극단적인 이상치가 있는 경우 비교 검정 시 바이어스가 생길 우려가 있으므로 일반적인 에피소드만 남기기 위하여 결측을 제외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성별 연령의 결측과 C. difficile 감염 환자수가 매우 적은 지역 결측(세종시)을 제외하였다. 또한 경증질환 입원 에피소드를 제거하기 위해, 입원 에피소드 내 처치 및 수술 수가가 있는 경우만 포함하였는데 그 이유는 처치나 수술을 받지 않은 경증질환 입원 에피소드는 실제 입원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 입원비용과 입원일에 대한 내용은 연구 대상이 아니지만, 입원비용 및 입원일수 이상치 에피소드 제거를 통해 일반적인 에피소드만 남기기 위하여 각 평균값에서 표준편차의 3배를 벗어나는 에피소드는 제외하였다. 입원비용과 입원일수는 입원에 대한 전반적인 양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C. difficile 감염 1,485와 비감염 822,649 에피소드를 추출하였다(Fig. 1).
C. difficile 감염의 일반현황을 연도별로 살펴보고, 인구사회학적, 중증도 및 요양기관 특성별로 분석하였다. 연도에 따른 차이는 trend test로 비교하였다. 자료의 분석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코호트 자료분석 서버 내 SAS Enterprise Guide 7.13 (SAS Inc., Cary, NC, USA)과 SAS Enterprise Guide 7.15 (SAS Inc., Cary, NC, USA)를 이용하였다.
본 연구는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의 승인을 받았다(IRB No. 2020-05-010).
RESULTS
1. 연도별 C. difficile 감염건수 및 감염률의 추의 변화
감염건수는 2006년 17건에서 2015년 315건으로 약 19배 증가하였으며, 연도별 C. difficile 감염률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06년 0.030%에서 2015년 0.317%으로 크게 증가하였다(Fig. 2). 여기서 감염률은 감염군과 비감염군을 합한 824,134 에피소드를 분모로 구하였다.
2. 특성별 C. difficile 감염률
사회학적 특성별 C. difficile 감염률을 살펴보면 합계 기준 남성 0.178%와 여성 0.182%였다. 고령에서 감염률이 높아 50세 미만 0.033%, 50-59세 0.133%, 60-69세 0.219%, 70-79세 0.412% 및 80세 이상 0.758%이었다. 의료급여군 0.289%, 1~2분위 0.162%, 3~4분위 0.148%, 5~6분위 0.134%, 7~8분위 0.164%, 및 9~10분위 0.210%로 소득 수준에 따른 차이를 반영하는 보험료 분위에 따라서 큰 차이는 없었다(Table 1). 동반질환지수에 따른 감염률을 살펴보면, 0점이 0.048%, 1점 0.096%, 2점 0.191% 및 3점 이상 0.378%으로 중증도가 높은 경우 감염률이 높았다(Table 2).
Table 1
지역별로는 제주 0.405%, 전북 0.292%, 대전 0.273%, 대구 0.248%, 충청남도 0.211%, 및 경상북도 0.209% 순으로 감염률이 높았다. 도시 규모에 따라서는 시골 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약간 높으나, 차이는 뚜렷하지는 않았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상급종합병원 0.270%, 종합병원 0.231%, 요양병원 0.185%, 일반병원(정신병원 포함) 0.056% 순의 감염률을 보였다(Table 3).
Table 2
DISCUSSION
노령인구의 증가, 만성 퇴행성 질환의 증가, 항암제 및 면역억제제로 치료받고 있는 면역저하자의 증가, 항균제 내성균의 증가와 침습성 의료기술의 발전에 따라 의료관련 감염의 증가는 피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며[9,10], 국내에서도 다제내성 의료기관관련 감염균의 확산이 증가하고 있다[11,12]. C. difficile은 중요한 의료기관관련 감염균 중의 하나이며, 최근 미질병관리본부 자료에 의하면 C. difficile에 인한 감염은 입원환자에서 223,900건으로 추정되며, 이중 12,800건이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13]. C. difficile ribotype 027은 binary toxin을 생성하며, 좀더 심한 임상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국내에서 ribotype 027은 아직까지 흔하지 않다[14,15]. 최근 보고에서 2017년 2월부터 5월까지 전국 6개 병원에서 전수로 수집한 균주를 분석한 결과, 독소 생성주의 5.1% (13/257)가 binary toxin을 생성하였고, ribotype 018이 전체의 25.1%로 가장 흔하였다[14].
이 연구는 전국민이 단일 보험체계로 보장되어 있는 것을 고려하면 심평원 자료나 공단 자료 같은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의료현황을 쉽게 파악하고 전체 자료를 확보할 수 있어 신뢰할 C. difficile 관련 자료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C. difficile 감염관련 검사의 급여화가 2017년부터 시작되어 연구 기간내의 표본코호트 자료에서 검사 청구를 확인할 수 없어 검사 시행 유무와 결과를 C. difficile 감염의 정의에 포함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청구 자료에 설사 등 증상 발생일과 C. difficile 배양이나 독소 A/B 효소면역검사 및 PCR 등의 관련 검사 양성일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지역사회 발생과 의료기관 발생 감염을 구분하는 입원 48시간후 발생이라는 보편적인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웠다[16]. 이로 인해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감염뿐 아니라 C. difficile 감염 후 입원한 환자의 자료도 포함될 개연성이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표본코호트는 2015년까지 자료만 추출이 가능하여, 최신의 자료를 얻지는 못한 점이 아쉽지만 국내의 C. difficile에 대한 연구는 주로 3차 병원이 대상인데 비하여, 본 연구는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을 포함한 자료로 의미가 있다. 본 연구에서 고령과 중증도가 높은 환자를 중심으로 국내 C. difficile 감염이 적지 않으며, 꾸준히 증가하여 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